텀블러

 

 

 

마음속 어딘가에서 숨어 있다가 가끔 나타나서 미소 짓게 하는 것들이 있다. 오늘 나를 잠시 멈추게 만든 추억은 위 텀블러에 담겨있었다. 

 

2019년 가을에 내가 교생실습 가기 전에 후배가 선물해 줬던 텀블러다.  텀블러도 받고, 넥타이도 받았는데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. 원래는 검은색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텀블러는 코팅도 벗겨지고 많이 낡았다.  그 사이에 더 좋은 텀블러도 받았는데, 이상하게도 이 텀블러는 쉽게 버릴 수가 없다. 뭐 선배가 교생 실습 갈 때 후배들이 선물 하나씩 해주는 전통이 있어서 받은 거지만, 그래도 당연한 거는 아니니까. 오늘 텀블러 설거지 하다가 문뜩 그때 그 고마웠던 게 생각났다. 이 텀블러는 이미 많이 낡았지만 그 속에 담긴 추억, 고마웠던 그 기억은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거 같다. 옛날 일이라 추억보정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ㅋ 

 

내가 졸업하고 연락 싹 끊어서 이제는 소식도 알 수 없지만, 내가 연락 안 끊었다고 해서 아직까지 연락을 하고 지내지는 않았겠지만 ^^;   그냥 오늘 이 낡은 텀블러를 보면서 그 아이가 잘 지내고 있기를,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.